On the Nature of Daylight └ 팝 / Inst.



2003년. 클래식 작곡가인 막스 리히터는 어느날 이라크전쟁을 뉴스로 듣게 됩니다. 이라크 내 자행되는 폭력의 현장을 뉴스로 건너 보며, 막스는 자신의 어린 시절을 떠올립니다. 곧이어 그는 blue notebooks란 앨범을 완성합니다. blue notebooks는 전쟁의 허무함을 표현하려 했으며, 그로 인한 반전메시지가 담겨있는 앨범입니다.

그 앨범의 곡 중 "On the Nature of Daylight"는 blue notebooks의 2번째 트랙인 곡입니다. 미니멀리즘의 영향을 받았기에 곡 자체는 다양한 악기가 등장하거나, 기교가 심하지 않습니다. 다만 자신이 가진 선율을 우직히 밀고 나가는 현악기 하나만이 존재합니다.

엄숙하지만 힘이 있는 이 선율의 힘은 갈 수록 잔잔하게 심장을 옭아맵니다. 그 얽혀오는 감정이 경이로움인지 우울인지는 확실치 않습니다. 그렇기에 경우에 따라 아름답게 들릴 수도 있지만, 한편으로 우울하게 들릴 수도 있는 이중성을 가집니다. 이것이 "On the Nature of Daylight"의 특징이자 장점입니다.

그리고 이런 특성을 눈 여겨본 감독들이 생겨났고,
"On the Nature of Daylight"는 다양한 영화에 등장하게 됩니다.

처음 등장한 작품은 2006년에 나온 코미디 영화인 <스트레인지 댄 픽션>에서 등장합니다. 해롤드 크릭이 목소리가 들리지 않자, 정신이 나가서 자신의 방을 부수는 장면에서 배경음으로 짤막하게 등장합니다.

다음엔 2010년에 나온 미스터리 스릴러인 <셔터 아일랜드>에 등장합니다. 주인공 테디가 꿈속에서 자신의 아내를 껴안는 순간, 배경음으로 등장합니다.

2012년에 나온 <디스커넥트>, 2014년에 나온 <더 페이스 오브 엔젤>, 2016년에 나온 <이노센트>에서도 등장하며, 현 시점 기준으로 마지막으로 이 음악이 등장한 영화는 2017년의 <컨택트>입니다.

아시다시피, <컨택트>는 외계와의 전쟁을 선포하느냐 마느냐의 위기를 다룬 영화입니다. 어떻게 보면, 본래 곡의 의미와 닮은 영화로 볼 수 있겠죠. 이 생각에 따르면, On the Nature of Daylight는 긴 여정 끝에 비로소 제자리를 찾았던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