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욕과 타락에 대한 공포, [배스킨] └ 호러 / 미스터리



한 아이가 방 너머에서 성교를 하는 부모의 소리를 듣고 무언가를 발견하는 것부터 시작하여, 경찰들이 스포츠 내기와 자신이 겪은 일에 관해 음담패설을 하며 시작합니다. 경찰이 시민에게 시비를 거는 것만 봐도 이 경찰들이 올바른 경찰이 아님을 상기시켜주고 있습니다. 아무튼 이 경찰들은 경찰서로 돌아가는 도중에 어떠한 사고를 겪고 가까운 도시를 찾으려고 해멥니다. 그러던 중, 소문으로만 듣던 폐 경찰서를 찾아 들어가게 됩니다. 그리고 그 곳에서 비닐봉지를 뒤집어 쓰고 공격적인 컬트족들을 발견하게 됩니다.

배스킨은 스토리를 제외하면 타락한 듯한 경찰들을 보여주고, 수상한 징조를 보이다가, 일련의 탐색씬이 진행되다가, 강렬한 지옥도를 보여주고 끝나는 영화로 보입니다. 영화속에서 오마주들을 발견할 수 있는데요. 타락한 경찰들이 음담패설을 하는 이야기는 저수지의 개들의 오프닝을 떠올리게 만들고, 후반 컬트족들의 교주와 그가 말하는 자기 철학, SM을 끔찍하게 비틀어낸 듯한 행위들은 헬레이저를 생각나게 만듭니다.





스토리는 이상하게 꼬여있는 듯 하지만, 표현하고자 하는 바는 타 호러영화와 다를 것이 없습니다. 어떠한 경계선을 세우고 그 경계선 너머의 혼란 상태를 보여주며 경계선을 넘어서는 것에 대한 공포를 느끼게 만드는 겁니다. 이 영화가 세운 경계선은 '성'입니다. 초반의 신음소리와 함께 소년이 발견하게 된 것, 초반 경찰들의 성적인 음담패설, 그리고 광신도들의 성교를 암시하는 기이한 행동들이 바로 이 것을 이야기하려고 놓은 떡밥들입니다.

한 경찰의 안구를 해하고 동물뼈의 탈을 쓴 이와 성교를 강제하는 씬은 초반의 경찰이 터키인의 70퍼센트는 동물과 했을 걸이라는 음담패설과 일치됩니다. 여기서 경찰의 안구를 해친 이유는 단순히 공포영화의 고어씬으로 신체훼손에 대한 공포를 느끼게 만들기 위함이 아닙니다. 눈을 가리고 어느 구멍에 성기를 박아대면 그것이 여자의 어딘가인지 남자의 어딘가인지 동물의 어딘가인지 모르게 됩니다. 따라서 이것은 성욕에 차서 대상이 올바르든 아니든 '보지 않고' 아무 곳에서나 해소를 하고 쾌락을 느끼는 성적 타락을 종용하는 행위가 됩니다. 교주(?)가 마음을 열라고 했던 말도 성적인 개방 (정확히는 타락) 을 하라는 의미입니다. 이쯤되면 머리를 봉투로 뒤집어 쓴 컬트족들은 숨이 막히는 것을 기호로 여기는 성도착환자를 의미하는 것일 수도 있겠습니다.

교주의 머리의 구멍에 열쇠를 박아넣는 것 또한 성교를 의미하는데, 교주에게 벗어나기 위해 자행하는 그 행위 또한 성적 욕망을 연상시키는 행위입니다. 생각해보면, 주인공은 컬트족들이 공격을 개시해도 총을 제대로 못쓰고 도망쳤죠. 주인공이 이전에 사람을 한번도 죽여보지 못했다면 이것은 그의 'First Blood'가 됩니다. 즉, 어찌되었건 탈출하기 위해 인간으로써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을 해버린 겁니다.



다시 맨 처음으로 돌아와서 주인공이 소년시절일 때 신음소리를 듣다 발견한 무언가는 '타락'의 형상일 것입니다. 내면의 성욕과 성욕이 지나침으로 인해 자신의 정체성과 정신이 무너져 인간실격을 당할 것을 경계하는 마음이 형상화한 악마인 것입니다. 어쩌면 그는 늘 폐경찰서속의 신체훼손과 더러운 성행위를 하고 신체훼손을 하며 허공을 향해 갈망하는 이들이 될까봐 두려워 했습니다. 그곳이 자신을 파멸시키고 비하시키는 지옥인지 모르게 될까봐. 결말로 나아가면 약간 불교적인 해석을 가할 수도 있습니다.

재밌는 소재지만, 늘어진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주제는 확고하지만 그 주제를 말하기엔 러닝타임이 긴데, 그 긴 시간을 다 활용하지 못합니다. 가지치기해야 할 부분도 많습니다. 사고 이후 어딘가를 탐사하는데 아무런 이야기도 진도도 없이 20분을 할애하고, 지옥을 발견하는데 몇 분 흐르더니, 지옥의 심장부에서 벌어지는 일만 주인공들이 묶인 상태에서 20분을 대화와 고어씬으로 때웁니다. 도중에 주인공이 탈출을 시도하다가 되잡힌다던가 아니면 교묘한 두뇌싸움이 벌어지거나 대치상황이 펼쳐지거나, 여긴 무엇인가에 대해 대화하는 씬조차 없습니다. 그러하다보니 짤막한 아이디어를 애써 늘여놨다는 느낌이 강합니다.


덧글

  • G-32호 2017/05/19 20:03 #

    20분을 대화랑 고어신으로만 때운다라...고문인가요 그거.
  • 매드맥스 2017/05/19 23:50 #

    고문보다는 교주가 뭐라뭐라 말하며 하나씩 하나씩 죽이는 장면입니다. 도중에 뭔가 뻘짓(?)같은 거 하는 장면이 있구요. 도중에 주인공이 정신을 잃고 꿈을 꾸는 장면이 좀 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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